북한의 장애인 권리협약 국가보고서 작성 배경

북한은 2001년에 여성차별 철폐에 관한 유엔협약에 가입하였다. 새로운 정치지도 체제에 대한 차별화와 국제사회 속에서 국가로서의 정상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인권을 보호하는 국가라는 것을 내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북한의 인권문제가 지속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논란이 되자, 대응하는 차원과 인도적 차원에서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고 국제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장애인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개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점과, 개방을 통한 국제적 교류를 활성화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지지와 발전을 도모하고자 2013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서명(비준은 2016년)하였다.

권리협약에 따라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였고,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비준으로 인한 장애인 인권에 대한 책무를 가지게 되었다. 2017년 유엔 장애인 특별보고관이 방북하였고, 국가보고서 작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받고자 대한민국 장애인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여 작성에 대한 요령을 배울 기회를 가졌다.

국가보고서가 작성되면 민간 장애인단체나 독립된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반박보고서를 작성하게 되고,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이 두 문서를 두고 심의한 후 공개질의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북한은 민간 장애인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공산당 내부에 조선장애인보호연맹이 있으며, 여기에서 인가한 조선맹인협회와 농아인협회가 존재하지만, 사단법인이라기보다는 조선장애인보호연맹의 분과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체장애인협회는 아직 없다.

국가보고서는 유엔 장애인 권리위원회에서 심의를 한 후, 각국 정부에 개선사항의 권고안을 작성하게 되는데, 2025년 10월 북한 장애인 권리협약 국가보고서 심의를 앞두고, 보다 명확한 장애인 인권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유엔에서는 탈북자를 통한 조사와 국제 인권단체의 의견들을 취합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이 장애인 권리협약을 비준한 이상 장애인 인권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시 개방화를 철회하고 냉전 사회로 변화고 있는 실정이라 장애인의 인권문제에 대한 의식은 귀찮은 골칫거리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오히려 국제압력으로 비난을 받는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개선 가능한 것은 개선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문제는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변명과 억지 주장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 내용

보고서는 국무위원회가 각 부처와 협의하여 작성하였으며, 조선장애자보호연맹과 별도 협의를 하였고, 조국 장애자 보호위원회에 최종 심의를 하였다. 조국 장애자 보호위원회는 우리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정도로 보인다.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권리협약에서 언급된 인권의 원칙에 대하여는 조선 사회주의 헌법과 각종 법률에서 모두 보장하고 있다고 하였다.

장애인 인구 현황은 2016년도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이 공식적 발표로서는 세 번째이다. 인구의 5.9%가 장애인인데, 60세 이상에서는 19.1%가 장애인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북한도 후천성 중도 장애인 인구가 높은 것은 동일하지만, 60세 이상에서 급격히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북한의 평균 수명이 매우 낮거나, 과도한 노동으로 조기노화가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전체 인구 중 장애유형별 비율에서는 시각장애인이 1.2%, 청각장애인이 1.3%, 지체장애인이 2.5%로 나타나고 있는데, 신뢰하기 어려운 1999년도와 2008년도 인구조사 자료와 비교해 보면, 비율은 비슷하다. 시각장애가 장애인 인구 중 20%, 청각장애인도 그 정도의 인구라는 것은 대한민국보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인구비율은 배로 높은 반면에 지체장애인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장애유형은 시각장애, 청각강애, 언어장애, 지체장애, 지적장애, 정신장애, 중복장애 7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가문서에서는 시각장애 등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봉사나 소경 등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지체장애를 걷기장애라고도 한 적이 있으며, 지적장애를 집중력장애라고도 표현한 바 있으나, 이 역시 국민들이 사용하는 용어는 매우 비하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장애인의 학력은 중학교(중고 통합) 이하 졸업자가 70%이고, 대학교 학력을 가진 장애인은 15% 정도이다. 이 통계로 보더라도 장애인의 교육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에서는 교육법에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고서에 기록을 하고 있다. 차별이 있는지를 조사하려면 비장애인의 학력 정도와 비교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자료는 없으며, 비교하지 않더라도 대다수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노동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교육의 인권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 근로에 대해서는 100% 근로를 하고 있어 실업자가 전혀 없다고 한다. 이는 북한은 수급자가 전혀 없다는 말이 될 것이고(사회주의 국가는 모든 인민이 수급자), 누구도 공짜로 배급을 받을 수 없으며, 단순한 제조업에서 집단으로 모여서 일을 해야 한다. 생산직이 절반 정도이고 사무원과 농업 종사자가 나머지 각각의 절반 정도이다.

생명권=헌법에서 인민은 장애인을 포함하고 있으며, 불가침의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아동권리보호법에서는 아동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법적 근거만 제시하고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법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완전한 보장을 함에 있어 사각지대는 없는지 등에 대한 보고는 하지 못하고 우리는 법으로 보장하고 있어 권리협약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국가보고서 작성에서 우리도 인민을 존중하는 복지국가라는 것을 법적 근거로 대신하는 대응 방식이다.

권리협약에서의 구체적인 조문에 대한 이행을 보고서에 담지 않고 조문의 제목에 대해 얼버무리는 방법이다.

신체적 자유 및 안전=헌법에 따라 누구도 통제받지 않으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하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격리는 의료법에 따라 엄격히 적용하고, 건강검진은 단체의 요구가 있거나 의료기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실시한다고 하였다. 정신질환자 격리가 법에 따라 집행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절차나 격리조건이 인권적인가를 따져야 하는데, 그것을 판단할 근거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다. 건강검진은 정기적 검진은 없음이 분명하다. 의료적 재활이나 치료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검진만 보고하고 있다.

근로 및 고용=북한은 60여 개의 시각장애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청각장애나 지체장애인도 미용실, 수리점, 재단사 등의 일을 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장 주변에 장애인 주택을 마련하여 집단생활을 하고 있어 사회적 격리를 조장하고 있으며(북한은 복지라고 하고 있음), 특정 업종만의 제한된 직종에 장애인들이 집중적으로 종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하루 5시간 정도 가벼운 노동을 시켜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으나, 일거리가 부족하여 단축하거나 아직 다양한 직종에 자유롭게 종사할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장애자보호법에 따라 장애자 전문기업소(장애인공장)에서는 장애인을 우대하여 각종 수당을 마련하여 지급하기 위해 수익금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였다. 비장애인에 비해 얼마나 수익을 얻는지, 수당은 얼마를 지급하는지는 알 수 없으며, 공장의 수익금으로 일하는 장애인에게 수당을 준다는 명분으로 적립한다는 정도로 해석된다.

인민은 하루 노동 시간은 8시간이나 자녀가 3명 이상이면 하루 6시간으로 줄여주고, 장애 정도에 따라 단축 근무를 시키고 있으며, 휴양을 위해 숙박시설을 우선 제공한다고 하였다. 여행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북한에서 숙박시설의 우선 제공은 매우 제한적이거나 홍보용 언어일 수 있다. 국제관광지역이 아닌 일반 숙박시설이 편의시설이 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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